이것저것 끄적/길을 가는 사람...

2인3각 달리기를 하는 중

희망으로 2015. 4. 29. 23:41

<23각 달리기를 하는 중>

 

아내가 부른다.

나는 낮 3시든지 밤 3시든지 상관없이 부르면 일어난다.

막힌 방광의 소변을 빼주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우린 찰떡같이 붙어서 산다! 23각 달리기를 하는 중이다.’

떨어지면 안 되고 움직임이 달라도 안 되는 23각 달리기 팀.

 

얼마 전 (420) 장애인의 날이 지나갔다.

장애우들 중 많은 수가 23각 선수들이 아닐까?

누군가의 다리 하나가 더 필요하고 팔 하나가 더 필요한.

그래야 달릴 수 있는 삶이 된다.

그것도 평생 끝나지 않는 경기를...

 

어쩌면 신앙인들도 23각 달리기를 하고 있는지 모른다.

제멋대로 가고 싶은 곳으로만 냅다 달리거나

주저앉고 싶다고 아무 때나 주저앉아 버리면 안 되는 선수.

하나님과 함께 한마음으로 호흡을 맞추어 달려야한다.

우리 양자가 모두 원하는 천국 골인지점으로.

 

하나님은 참 좋은 팀 멤버시다.

서둘러 혼자 냅다 달리지도 않고 자기 위주로 뛰지도 않으신다.

나는 아내에게 그리 좋은 팀이 아니다.

아내가 지칠 때는 나도 지쳐 짜증을 수시로 부리고

내가 지칠 때면 아내가 필요하다고 불러도 간신히 움직인다.

23각은 그러면 자빠지는데,

아내는 그만두고 싶어도 안 되고 평생 달리는 선수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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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는 메디안스 스포츠동호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