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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이었던가? 잘 기억도 나지 않는다.
칵테일 3급자격증을 따고 호텔에 면접도 보았었다.
서대문에 있었던 국제 칵테일학원. 거의 38년도 더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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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보기 좋게 낙방을 했다.
꽤 영향력 있는 분의 소개로 가서 만났지만 퇴짜를 맞았다.
호텔 칵테일 바에서 외국어를 못하는 것은 팔 없는 야구선수?
하지만 다른 곳에서 직업으로 하고 싶지도 않아서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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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128가지인가 칵테일 목록을 외웠다.
그리고 한 달간 실습하는 동안 거의 50가지 칵테일을 맛은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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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도니스는 어떤 칵테일인가요?”
“달지 않은 백포도주를 바탕으로 한 희미한 단맛이 특징인 칵테일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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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미한 단맛‘이라는 표현이 참 재미있었다.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라는 노랫말도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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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을 넣은 유리잔을 스틱으로 돌리면서 바텐더는 이렇게 말했다.
‘스터’라고 여러 종류의 술이 맛이 죽지 않게 빠르게 혼합하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그리고 이어지는 대사가 가슴속에 박혀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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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디서 그만두느냐 하는 거지요!”
‘바텐더’라는 드라마에서 나오는 대화의 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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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요한 것은 ‘어디서 그만두느냐...’하는 것.
가장 중요한 것은 멋있게 저어주는 것도 아니고 오래 하는 것도 아니고
어디서 그만 두어야하는지 포인트를 알고 멈추어야 제 맛이 살아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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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비슷한 느낌을 아이들 자전거 타는 법을 도와줄 때 가진다.
빨리 손을 떼면 넘어지고 너무 오래 계속 잡아주면 늘지 않는다.
어디서 살짝 손을 떼어주고 혼자 균형을 잡는 연습을 계속할 때 빨리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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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사이의 충고나, 혹은 윗사람의 훈계도 그렇다.
아무리 좋은 말도 시작은 유익하지만 어디서 그만두어야할 지를 모르면 헛일이다.
어쩌면 오히려 부작용과 갈등만 만들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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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중요한 것은 어디서 그만두는지를 아는 것’ 그리고 지켜보아주고 들어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