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길을 가는 사람...

나는 바람, 나는 깨어진 돌맹이...

희망으로 2014. 11. 27. 11:43

<나는 바람, 나는 깨어진 돌맹이...>


새들은 노래하고

바람은 울고 간다.


새들은 머무른 흔적이 없는데

바람은 서늘한 외로움을 남긴다


타인들은 새가 되어 노래부르며

내 삶을 스쳐지나가고

내 형편은 바람이 되어 

내게 멍든 추억을 남기며 지나간다.


어느 날 갑자기 나와 아내는

바닷가에 깨진 돌맹이로 버려졌다.


부드러운 파도가 몰려왔다

예약도 없이 이유도 없이


더 머무르기를 바랐지만 떠나고

또 새로운 파도가 와서 어루만져주었다.


그렇게 병든 아내와 나의 삶에는

파도처럼 위로하는 이들이 왔다가 가고


7년, 그 사이에 깨진 모서리는

점점 부드럽게 다듬어지고 있었다.


이제 바람이 나를 스치면

신음만이 아니라 간혹 노래가 되기도 한다.

고맙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