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분이 이런 말을 했다.
그 이정표를 뒤흔드는 바람이 사방에서 세차게 불어 온다.
질병에서 오는 통증의 바람이
가난에서 오는 궁핍의 바람이
막힌 세상에서 오는 불안의 바람이
이정표가 흔들리면 목적지도 흔들린다
잠깐인데, 영혼은 능히 못 죽인다는데,
오늘 하루만 버티자.
싸이도 그랬잖아? '갈 때까지 가보자!'고...
열번을 견디는데 열 한번 째 바람이 또 온다.
열 한 번을 버티는데 열 두 번째가 또 온다
누가 나를 이 세상의 한복판에 세웠나
깊이나 박던지, 튼튼하게나 만들던지
아님 바람막이 벽이라도 세워주지
이정표가 날아 가도
목적지는 날아 가지 않는다는 걸 나도 안다
다만 헤매이게 될 뿐
삶은 어딘가를 향해서
혹은 누군가와 함께 가지만
진실로 홀로 가는 길이다.
설사 동무들이 앞뒤로, 무더기로 가더라도,
사랑하는이가 곁에서 손잡고 가더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