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길을 가는 사람...
<잡담 142 - 지금은 고통의 시간>
희망으로
2014. 7. 4. 18:45
<잡담 142 - 지금은 고통의 시간>
하늘이 내게서 진작 멀어졌다.
무거운 질병이 우리 집에 허락도 없이 들어온 날부터
오늘은 세상도 내게서 멀다.
외롭다. 지독히,
아침부터 욥기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렇지, 맞아!’ 고개를 끄덕이고 마음을 다잡았다.
하지만 고개 돌릴 틈도 없이
고약한 현실은 바로 곁에서 지키고 있었다.
계속 아픈 눈의 통증으로 대학병원 안과를 예약했다.
일찍 서둘러야하는데 저혈압 때문에 아내는
밥을 못 먹고 일어났다가 도로 누워버린다
시간은 자꾸 가는데...
티브이 연속극이 깔깔거리고 지지고 싸우고
세상은 멀쩡히 지들끼리 돌아간다
눈도 귀도 안아프고 팔다리도 쌩쌩하고
대소변도 맘대로 되는 사람들이 지천으로
갑자기 세상이 싫어진다.
지들끼리의 리그전 같고 잔치판 같으니
우리는 이 지경인데 뭔 고상을 떠나 싶다.
지금은 분명 내 심사가 고통 중이다.
내일이나 혹 조금 후면 또 헤헤거리겠지만
당장은 분통이 터진다.
하늘도 멀고 세상도 남의 편만 우글거리며 멀다
(다시 나의 봄이 오기까지 나는 괴로움에 비명을 지를거다.
욥이 한 말처럼,
‘하나님, 당신은 직접 지으신 창조물을 손수 허무시나요?
그럴 걸 왜 만드셨데요?‘ 라고...
고통이 지나가고 있다. 큰 구덩이를 만들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