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그러니 그대 쓰러지지 말아 (김재식)
<참을 수 없는 인생의 가벼움>병원을 떠돌기 시작하면서 집을 정리했다. .. .. 50년 인생을 살고 남은 것이 고작 승용차 트렁크에 담길 짐 몇 개였던 것이다. ..허무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다. 너무 가난해져서 슬픈 것이 아니라 이제껏 아등바등 쥐고 살았던 것들이 그렇게 소중한 것들이 아니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우리나라 말도 이렇게 아름답게 표현될 수 있다니....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그 감탄사를 빼놓을 수 없었다.
그런데 이런 아름다운 삶에 대한 표현은
반신불수가 된 아내를 위해
직장을 포기하고 집을 포기하고 아이들을 다른 곳에 맡기고
오로지 병원에서 6년간 쉬지않고 아내의 수발만 들고 있는
한 가장의 고통에서 잉태된 것이었으리라.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사랑에 대해
그리고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에 대해
누구를 도운다는 것에 대해
새로운 가르침과 깨달음을 준다.
비가 올 때 필요한 것은 우산만이 아니다. 바람이 거세게 불거나 비가 누우서 오면 우산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 그때는 그저 곁에서 함께 비를 맞아주는 사람만이 힘이 된다. 그것은 그만둘 수 없는 사랑에 빠진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남들처럼 즐거운 삶을 포기했음에도 절망을 뛰어넘을 수 있었던 저자의 고백은 정말 절절하게 내 가슴을 파고든다.
달리는 중에 넘어졌다고 좌절하지 말 일이다. 우리의 결승점은 순서를 매기는 곳도 아니고 시간을 재는 곳도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모두가 한 번은 반드시 통과를 해야 하는 곳일 뿐이다.
많은 드라마와 소설,
그리고 현실에서 사랑이란 단어는
댓가적인 관계, 욕망을 감춘 가식적인 표현으로 전락했지만,
저자의 이 책을 통해 그 고귀한 의미가 부활함을 느낀다.
그만둘 수 있으면 사랑이 아니다.
그만둘 수 없으니 사랑이다.
힘들고 미워서 돌아섰다가도 등 뒤로 아픈 비수가 날아와 다시 돌아설 수 밖에 없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마음.
그래서 사랑은 어쩔 수 없는 운명이고 불완전한 생물에게 주어진 숙명인 것이다.
P.S.
이 책을 알게 된 것은
이 책의 저자와 그 부인이 우연이 우리 교회 예배에 참석하셨기 때문이다.
이 책을 알게 해주신 그분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