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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 읽으며 수다떨기 2 - 선악을 알면 죽어요?
희망으로
2014. 2. 24. 16:31
<성서를 읽으며 수다떨기 2 - 선악을 알면 죽어요?>
[선악을 알게하는 나무의 실과는 먹지 말라 네가 먹는 날에는 정녕 죽으리라 하시니라 (창세기 2:17 KRV)]
'아니, 뭐 이런 경우가 다 있대요? 보기도 좋고 먹음직도 하게, 그것도 수시로 눈에 보이는 사거리 한가운데다 떠억하니 심어 놓고!
...먹지 말라구요? 먹으면 죽인다구요?
헐! 이 무슨 고문...
본래 하지 말라면 냅둘때는 재미 없던 것도 더 해보고 싶고 먹고 싶고 가고 싶은 게 사람 심성인데, 어쩌라고요.
온갖 '하지말라, 하지말라, 하지말라' 이것 참 사람잡는 금지어지요.
세상에 하지말아야 할 것이 왜 그리 많아요? 울지마라, 화내지마라, 좌절하지마라, 욕심내지마라, 마라 마라 마라....
하긴 하라는 것도 너무 많아요.
공부해라, 청소해라, 착하게 살아라, 미워하지마라, 땀흘려라, 나누며 살아라, 믿어라,
이래라 저래라 해라 해라...
하지말라 빼고, 해라 빼고! 그러기보단 남는 게 없네요? 그냥 가만히 있는 게 가능한가요?
하도 사람들에 치인 젊은이는 꿈이 늙어서 '독거노인' 이라고 말하기도 하더군요. 부양하기도 받기도 벅차고, 잔소리 듣고 의무적 움직임도 귀찮다고, 그게 가만히 사는거 처럼 보이잖아요.
다시 읽어보니 선악을 알면 죽인다가 아니고 '죽는다!' 네요?
하기는 요즘 세상 돌아가는걸 보니 정말 죽는 사람이 많네요. 날마다 건너지 않는 뉴스가 누가 누구를 죽이고, 누가 누구에게 죽고!
심지어 자기가 자기를 죽이는 일도 왜 이리 많아졌는지 마음이 아프네요. 아버지 따라 목을 메고 죽은 딸의 이야기, 버스에 폭탄 터뜨려 남을 죽인 사람들,
돈을 더 벌기 위해 거의 죽도록 노동을 시키고 부려서는 사람들도 있고, 반대편에 있다고 , 내가 선이라고 상대방을 죽이거나 죽을 정도로 몰아넣는 시대를 살고 있네요.
그 모든 사람들이 다 자기 기준과 자기 생각들이 '선' 이라고 믿지요. 남들은 '악'이라고 주장하고, 그러고보니 선과 악의 기준이 자기 중심으로 우기는 경우가 너무 많네요.
세상의 모든 전쟁과 미움과 폭력이 그래서 일어나고, 부부와 부모 자녀에게 일어나는 숱한 갈등도 자기중심의 선악 울타리 때문인 경우가 부지기수네요. 흐미, 무서운 거...
하나님 말씀이 맞네요.
선악과를 먹고 선악을 척척 구별해내는게 언뜻 멋있고 폼 나보이지만 이게 남도 죽이고 나도 죽는 길이네요. 다 이유가 있었군요. 그런 줄 모르고.
근데 벌써 수십년 몸에 베이고 습관이 되어버린 이 선악재판놀이는 어쩐데요? 뭐든지 옳고 그른걸로 두개로 나눠서 보지 않으면 못 참는 이 버릇을,
내가 그러고 살면 주위에서 절 가만 두지도 않을텐데, 이 흐리멍덩한 놈아! 라던지, 이 배율도 없는 놈! 아니면 박쥐같이 회색분자로 이것도 응 저것도 응 하고 사는 놈! 이럴테니...
아이고 오늘도 괴로운 성서 읽기가 되었네요. 와 하필 이 부분을 읽었을꼬? 우짜라고 ㅠ.ㅠ
선악을 알게하는 나무의 실과는 먹지 말라 네가 먹는 날에는 정녕 죽으리라 하시니라 (창세기 2:17 KRV) http://bible.com/88/gen.2.17.kr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