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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74 - 하루살이 신청이유서>

희망으로 2013. 12. 22. 06:46

<잡담 74  - 하루살이 신청 이유서>


내겐 3시간남편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건 나의 활동가능한 자유를 기준으로 생긴 것이다.
그 이상은 오래도 멀리도 못간다는 기준...

그러나 삶을 기준으로 보면 나는 하루살이 생명이다.
날마다 아침이면 사는것이 시작이고, 날마다 밤이면 죽는것과 같은 하루살이.

기쁜 일은 기쁜대로, 슬픈 일은 슬픈 대로 다 두고 잠드는 하루.
잘 해결된 일은 잘 풀린대로, 잘 안된 일은 남겨둔채로 죽는 사람처럼 하루를 수용한다.

주저앉으면 혼자서는 일어나지도 못하고, 마비되어 나오지도 않는 소변은 세시간마다 남의 손을 빌려야만 살아지는 사람인데 장애등급이 5급으로 추락했다.
혼자서도 걸어다니고 생활도 가능한 상태로 보는 등급으로.

속 터져서 재심사를 요구하며 이의신청을 넣었지만 요지부동이다. 근력수치가 어떻고 관절의 움직임이 어떻고 하면서 그나마 생존비로 나오던 장애수당도 중단시키고 1급으로 퇴원후 가능하던 장애활동지원시간도 박탈해버렸다.

"면제받던 자동차세금도 내셔야하는거 아시지요?" 하고 전화로 말해왔다. 
올 7월이던가? 의정부의 한 주민센터로 와서 항의하다가 유서를 품에 담고 자기 가슴을 칼로 찔러 자살한 간질4급의 남자가 생각난다. 공감 정도가 아니라 공범이라도 되고 싶은 심정이다. 이 정도면 밤도 오기전에 거의 죽은 거나 마찬가지다.

업친데 덥친다던가? 
신용불량자가 된 아내에게 또 최후 통보라면서 채무 강제집행 경고장이 날아왔다. 
발병초기에 진 병원비로 감당이 안되었던 두곳의 카드대금이 5년새 눈덩이처럼 불었다. 300만원 채 안되던 한곳은 700만원이 되었고, 600만원 조금 넘었던 곳은 1200만원이 넘었다.

원금 1000만원 미만은 법적으로 개인 파산 신청도 안되고, 개인 회생 워크아웃도 당사자가 직장이나 얼마라도 고정수입 증명이 안되면 못한단다. 망하지도 갚지도 못하는 사이에 이자만 계속늘어갔고 아내는 결국 신용불량자가 되었다.

간신히 국민행복기금에 신청한게 통과되어 살았다 싶었더니 한곳만 되고 한곳은 위탁 가입을 안해서 안된단다. 하필 더 액수가 많은 카드사가...

사는 동안 이런 일들에 파묻히면 웃고 못산다. 웃는 건 고사하고 하루도 못견딘다. 살 이유보다 죽을 이유가 더 흔하게 널려있고, 신날일보다 우울할 일들이 더 사람을 목을 조를테니! 

그래서 미루고 덮어두고, 그렇게 하루만 생각하면서 하루를 또 산다. 오늘 중에 그 일들이 나를 죽이지는 않을 테니, 길게ㅇ보면 더 괴로운 상황도 있고 삶도 있다는 걸 경험한다. 그래도 웃어야 밥도 맛있고 자녀들과 친구들과 웃기도 하고 티비도 재미있게 볼 수 있다.
그래서 하나님도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내일 일을 염려하지마라. 오늘 일은 오늘에 족하다' 라고!

삶이 나를 괴롭힌다고 나도 생존을 패면서 괴롭힐수야 없다. 그게 더 나를 비참하고 우울하게 할테니.

'그러니 그대 쓰러지지 말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