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길을 가는 사람...
비는 친구인가 원수인가
희망으로
2013. 7. 28. 13:41
<비는 친구인가 원수인가>
비가 막대기처럼 내린다.
갈 곳이 없는 사람을 가두는 창살이 되어
길에서 오도가도 못하게 한다
어디로 가야하나 고민을 안해도 된다
고맙게도
비는 바늘처럼 찌른다
이미 갇힌 사람의 뺨으로 바늘이 되어
눈물나는 사람을 굳이 피흐르게 한다
외로움을 보이는 못난 꼴을 감추어 준다
야속하면서도 고맙게
비가 염산이 되고 용암이 되면 더 좋겠다
존재도 흔적없게,
존재했던 기억도 남김없이
푸른 불꽃과 연기 한줌으로
하늘로 우주의전설로 스며버리게
어린왕자의 친구 독사처럼
이 비 그치면
구름 틈으로 파란 하늘 열리고
그거보면 안되는데도 두렵다
다시 거두어진 창살
멈추어진 바늘
잊혀진 기억으로
또 살아보자 걸어갈까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