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으로 2013. 7. 6. 00:38

<내 속의 불꽃들>

 

내 속에는 아직 불도 붙여보지 못한

숱한 불꽃 폭죽들이 쌓여있다.

심지들이 목이 말라 퍼석거리는 채로,

 

내 밖의 성냥불들이 가까이 다가오면

불 붙어 하늘로 찬란하게 날고 싶어

몸부림을 친다.

 

끝내 닿아보지도 못하고 비켜가는

작은 불씨들이 원망스럽다.

 

노래에 대한 불꽃

방랑에 대한 불꽃들

여인에 대한 사랑의 불꽃들

순종에 대한 불꽃들

 

그 많은 터져보지 못한 불꽃막대들이

괴로움이 되어 잠을 설치게 한다.

 

마침내 하나도 남기지않고

불 붙어 창공으로 자유로이 피어오른 날은

필히 나의 최후일 것이다.

 

설사 살아 남아있다 한들

할 것이 아무것도 없는 생명은 이미 죽은 몸

아무런 아쉬움도 없으려니

 

부디 나를 태워주지 않을 불씨라면

다가오지도 말아주라.

견딜 수 없는 시간들이 고장난 채

시계 속에 갇혀 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