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 잘 하는 법!
<부부싸움 잘 하는 법!>
안싸우고 사는 사람이 있을까요?
아니, 평생 한번도 안싸우고 살면 가장 행복한걸까요?
자주나 가끔 싸우며 사는 부부들에게 들려드립니다.
아이들이 제가 집사람과 목소리 높이고 얼굴색 변신해가며
다투면 슬슬 피하다가 종료된 담엔 핀잔주듯 말합니다.
'제발 그만 싸우라고...'
그럼 저와 집사람은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가 언제 싸웠다고? 단지 의견차이가 있어서 토론한거 뿐이야!'라고,
사실 틀린말도 아닙니다.
일년에 한번 정도? 빼고는 거의 대부분은 그렇습니다.
결혼하고 24년동안, 등짝 한번 때린 적 없습니다.
말로도 쌍 씨읏 단어 한번 쓴 적 없으니 뭐 우길 자격은 되지요.
그래도 그 '의견차이'가 좀 심할 경우가 없다곤 못합니다.
그럴때도 대부분은 그날 하루를 넘기지 않고 화해하고
분을 품고 잠자리에 들진 않았습니다.
며칠을 간 것은 24년간 열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입니다.
그것이 가능했던 이유가 몇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제가 싸우고나면 싸운 내용은 잊어먹고도
인생의 동반자와 싸움이나 하고 산다는게 한심하고 분하고,
그래서 그걸 못견디고 자조하며 씩씩거리는데 그게 힘듭니다.
어지간하면 그런 반복안하려고 무지 피하지요.
또 하나의 이유는 제가 여자의 눈물엔 무지 약합니다.
멱살쥐고 덤비는 남자나 여자와는 싸움을 계속할수있는데
울어버리면 모든게 끝! 입니다. 전의가 사라집니다.
아내와 딸아이는 그 치명적인 수법을 너무 잘 사용합니다.
그러니 애당초 싸움을 멀리합니다.
아내가 심한 난치병이 걸리고,
혼자서는 생명유지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먹고, 싸는 것조차
불가능해지면서 또 다른 종류의 싸움이 되었습니다.
생각해보십시오.
기껏 다투고 아직 거친 숨도 가라앉지 않았는데
밥도 먹여줘야하고(밥은 굶는다치고), 대소변도 보아야하고
제때 약을 먹여주거나 급하면 응급실로 데려줘야하는데
싸운 뒷맛을 곱씹고 있을수가 있겠습니까?
막말로 나는 휭!하니 나가서 바람이라도 맞고 오면 좀 나아지지만
아내는 싸운 침대에 누운채 그자리에서 다 삭혀야합니다.
그러니 그걸 모르는체 배짱을 부리기는 내 맘이 너무 불편합니다.
그래서 '심한(?)의견차이' 말다툼이라도 하게되면,
순서에 입각해서 잘 싸우는 코스로 들어갑니다.
이제 우리 부부의 잘 싸우는 법을 이야기 하겠습니다.
며칠전에는 딸아이가 또 집에를 안들어가고 친구집으로 갔습니다.
수업을 두 번 제끼고 두어번 반성문과 벌점을 받더니
아이가 집에 들어가 혼자 지내는게 점점 싫어지는가 봅니다.
아이에게 누구네서 잔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내에겐 말 안했습니다.
이미 막차도 없고 늦은 시간에 강제로 들어가라고 하는것도 무리고,
잠은 집에서 자야한다는 철칙같은 기준을 가진 아내가 싫어하는게
자꾸 마음에 걸려서 혼자 꿀꺽 삼켰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다음날 들통이 나고 말았습니다.
아이 외할아버지가 병원으로 전화를 걸어와서 아이가 아직 집에 안온다고
걱정을하며 연락도 안되는데 어떻게 된거냐고 하는 바람에...
안그래도 짜증 비슷하게 나있던 참인데,
아내는 자기를 환자라고 사람취급도 안하고 왕따시킨다며 화를 냅니다.
나는 나대로 내가 무슨 죄인이냐?
딸 말안들어 사정해, 장인어른 따지듯하면 절절매,
마누라 눈치보며 건강생각해서 안했다는데도 북북 속 끓이며 삐져...
결국 저녁도 둘다 팽개치고 미루어놓고 심한 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기껏 이런거지요.
'앞으론 당신이 아이들하고 직접 다 결정해!
집에서 자던 나가자던, 뭘 사던지 팔던지 뭐든 결정할일 있으면,
전부 전화 넘겨줄테니!'
들던 수저를 쟁반에 그냥 집어던지며,
밥 국 뚜껑들을 도로 덮어버리며 항의하는 아내...
그 순간부터 얼굴을 피하여 둘 다 딴 곳을 보고 침묵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곧 소변도 빼야하고, 약도 먹어야하고,
침대 등받이를 돌려 내리고 올리고 해야하는데
둘다 신경전을 하고선 우습게 되고맙니다.
그래서 속으로 싸움 빨리 끝내기 작전을 궁리합니다.
일단계는 떨어져서 열기를 식히며 자기를 돌아보기입니다.
'나 위층에 커피 한잔 빼러 갔다온다'
이 단계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집나가는 분위나 말투로 하면 큰일난다는 사실입니다.
어디까지나 용무가 있어서 잠시 나갔다온다는 허락이나 알림정도로
들려야 성공적인 일단계가 됩니다.
싸운 사람과 분이 난채로 가까운 사정거리 안에 있으면 또 스파크가 생깁니다.
혼자 있게되면 여유있게 비디오 되감기 다시보기 모드로 들어갑니다.
그러다보면 각자 짐승이나 불쏘시개에서 사람으로 돌아옵니다.
이단계는 먹어서 기분나빠지는법 없다!입니다.
누구나 한두가지 즐겨 먹는 대상이 있고,
특히나 기분까지 좋아지는 먹거리가 꼭 있습니다.
그것도 전혀 모를 정도면? 그건 진짜 피터지게 싸움질할 사이네요.
그 좋아하는 먹거리를 내가 먹고 싶어 마련한것처럼 하면서 슬쩍 권합니다.
그게 가능하냐구요?
진짜로 피터질 작정이 아니라면 그 정도 참을성과 연기는 해야지요.
시간되니 영락없이 닥치는 생리현상 신호가 왔습니다.
이럴때 잘 해야합니다.
사람은 대개 자존심이 있는 동물이라 신세지거나 민망할 때
이상한 공격성을 발합니다. '방귀 낀놈이 성낸다'가 그래서 나오는 겁니다.
그러니 너무 생색내지도 말고,
반대로 너무 하기 싫은 태도로 하지도 말고 당연히 할일을 한다는 분위기로
상대의 필요한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이게 세번째 단계입니다.
마지막 단계는 같은 곳을 바라보며 웃기!입니다.
분도 풀리고 미안함도 조금 생기고, 그러나 서먹하기도 하고,
그럴때 사람들을 툭툭 털어버리게 하는 수단은 웃는겁니다.
그러나 그게 아마추어들이 쉽나요? 남을 웃긴다는게~~
그래서 미리 받아놓은 코미디영화나 개그콘서트 같은 볼거리를 돌립니다.
정 없으면 티비를 이리저리 돌려서 그런 채널이나,
케이블방송에서 안보기가 더 힘든다는 1박2일 재방송이라도 보는겁니다!
같이 낄낄 웃다가 끝났다고 다시 싸우자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만약 상대가 냉정(?)하게 그런다면?
같이 살지 말지를 정말 신중하게 깊이 판단해보시기를 권합니다.
그렇게 우리 부부의 싸움은 끝이 났습니다.
...그러나 마음 아픕니다.
싸우고도 멀리도 못가고, 외면도 못하며 돌봐야하는 내 속도 안되었지만
그러고도 온갖 손길을 빌려야만 하는 아내는 얼마나 처참하고 서러울까요?
해도 안해도 되는 도움도 아니고,
하루나 이틀만 못하면 죽고 사는게 달려있는 것들이니...
실재로 전에 소변이 12시간만에 방광에 1800밀리가 넘게 차서
방광이 터지거나 신장으로 역류해서 죽을뻔한 일이있었습니다.
소변주머니가 막힌줄 모르고 방치되었던 끔찍한 경험...
'아픈만큼 성숙한다'는 말이 있지요.
제대로 잘 다스린다면 부부사이에서는
'싸운만큼 정이든다'는 사실을 자신있게 말할수있습니다.
각자 스타일이나 상황에 맞는 몇단계를
배우고 익혀서 행복하시면 좋겠습니다!
'부부사이에 잘싸우는 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