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날마다 한 생각

나의 부활은 날마다 패배한다.

희망으로 2013. 4. 24. 23:41

나의 부활은

날마다 승리해서 소리치는 부활이 못 되고,
날마다 패배하고 죽을 지경이 되어 신음한다.

돈 앞에서 꼬꾸라지고, 
형편앞에서 넘어지고,
정욕앞에서 무너지고...

믿음의 사람들은 '사망아! 물렀거라!' 
큰소리치며 이긴다는데.
나는 '제발...' 싹싹 두 손 두 발 빌면서
두드려 맞으며 버티기도 바쁘다.

'여기여기 붙어라!' 
내가 모으는 놀이에는
힘 있는 사람은 빠지고,
형편 좋은 사람도 빠지고,
거룩하고 성결한 사람도 빠져라.

도저히 엄지손가락 높이 들고 
시장 사거리 기둥되긴 틀린 사람이니,
자빠지고 아프고,
누더기로 달랑거리는 사람만 모여라.
골방으로 뒷자리로 모래바람 들판으로,

그저 못 죽고, 안 죽고 버티다가
새벽오면 또 하루를 질기게 맞이하는 부활,
이긴 사람의 부활이 아니고,
날마다 지면서 날마다 뻔뻔하게 시작하는 부활,

'마음은 원이로되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탄식하는 바울의 증인들이 되었다.
그래도 부활한다. 끈질기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