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으로 2013. 4. 24. 23:39

<거대한 독방>


친구들도 나를 모른다.
친척이나 이웃이야 말할 것도 없고,
믿음의 동지들도 모른다.
내 아이들도 모르고 심지어 아내도 모른다.
내 어둔 구석 바닥에서 서성이는 그 무엇을...

하나님은 나를 알까?
아마 아시겠지, 그러나 말을 안하신다.
그러니 모르는 것과 다를바 없다.

나는 친구를 알까?
친척이나 이웃은 말할 것도 없고
영혼을 공유한다는 믿음의 동지들은?
내게서 나온 아이들은? 
수십년을 반쪽으로 살아온 아내는?

모른다.
그들 속에 있는 깊은 흔들림과 외로움과 바람들을...

하나님은 나를 알면서도 가타부타 말이 없었지만
반대로는, 나는 하나님도 잘 모른다.
더 큰일났다.

세상은 천정이 없는 거대한 독방이 되었다.
단 한 사람만 갇힌 거대한 독방...

하늘은 언제나 열려있고
은총과 위로는 언제라도 내려올 수는 있어도
감사와 신뢰의 고백은 올라가기 쉽지 않은,
중력의 법칙이 작용되는 거대한 독방.

문도 없는 독방에 탈출구는 단 한 곳,
오직 위, 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