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 함께!
<지금, 여기, 함께 있는 사람>
언제인가 내 생일날이었습니다.
아침엔 아내가 만들어 준 미역국을 먹고 일터로 갔습니다
그런데 같이 일하는 동료가 라면 한 박스를 들고 나타났습니다.
"왠 라면?"
"오늘부터 점심 이걸로 때울려고!"
우리는 점심을 돌아가며 직접 해먹던 중이었는데 이제 꾀가 났나봅니다.
"...그렇다고 하필 내 생일날부터 라면으로 때운단 말이야!"
"어제부터 하든지 내일부터 하지"
"오늘이 생일이야?"
"몰랐지! 그럼 안돼지"
그러고 나서 한시간쯤이나 지났나?
맛있는 냄새가 진동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알고보니 닭을 두 마리나 사와서 삶고 백숙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내가 아주 좋아하는 게장무침을 잔뜩 사왔습니다.
"막걸리 한잔하자!"
다른 동료들까지 다불러서 내 생일을 축하한다며 건배를 했습니다.
졸지에 어른 생일 잔치가 되고 말았습니다.
얼마나 쑥스럽고 멋적기도 한지...
"생일이면 내가 초대해서 대접해야하는데..."
잠자는 시간을 빼면 하루중 가족과 같이 있는 시간은
불과 서너시간 밖에 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일터에서 동료들은 여덟시간에서 열시간 가까이 같이 있습니다.
일주일 중에 5- 6일이나 있고,
그것도 몇 년씩 같이 일하는 동료들은 어찌보면
부모 형제보다 더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는 소중한 사람들입니다.
때때로 걱정과 즐거운 일들도 같이 이야기로 나누고,
힘들 때나 궂은 일이 있을 때는 서로 돕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터에서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릅니다.
다시 한번 돌아봅니다.
지금(같은 시간)
여기에(같은 장소)
함께(같은 일)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