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가는 길/예수님과 함께 가는 길

고난받으시는 하나님...

희망으로 2013. 2. 17. 08:20

<고난 받으시는 하나님>


"왜 우리에게 이런 고통을 주는가요?"


아내의 전신마비로 응급실을 들락거리고, 

몇 년을 아픈 사람 하나와 멀쩡한 남편, 

둘을 버러지처럼 살게 하시는게 원망스러워 물었지요.


"이게 뭐냐구요 ㅠ.ㅠ, "


속으론 지난 죄를 손꼽아 보면서 그래도 이렇게까지 

남보다 열배 백배는 치도곤을 맞을 만큼 악하게는 안 살았는데...

라는 억울함이 밥속의 돌멩이같이 버석거렸지요.


사순절로 들어선 날,


겟세마네 동산의 한 사내가 보였습니다.

4월의 쌀쌀한 한기속에서 땀으로 범벅이 되고,

떨어지는 땀방울이 핏방울처럼 붉은 절규하는 사람...


정말 죄 한 줌 없고, 

아무 욕심도 없는 우리와는 다른 사람

그러나 그의 아버지는 끝내 외면했습니다.


잔을 피하기는 고사하고 채찍과 가시관에 침맞는 수모까지

거기서 끝이 아니라 높이 달려 올라가 옆구리에 창 찔리고

죽도록 억울하였지만 죽도록 내버려 두었지요.


억울하다고 항변하던 내 원망이 

물거품이 되어 땅속으로 숨어듭니다.


"우리가 억울하면 그이만큼 억울할까??...."


그때 안보이던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 피 흐르는 십자가 위에 또 한 분이 울고 있었습니다. 

억울하고 살과 뼈를 파고든 처절한 고통을 겪는 사나이의 아버지...


"나를 버리는가요? 정말 그런가요?"

라고 울부짖는 그 비명을 못 듣는 것도 아니고

눈이 나빠 안보이는 것도 아니고

한 방에 쓸어버릴 힘이 없는 것도 아닌 또 한 분이 억울함을 달래며...


고스란히 그 순간을 같이 주먹 부르르쥐며 고통을 참으며 

고난 받는 예수의 아버지,

하나님도 동시에 고난을 받고 계신 것을 보았습니다. 


"어쩌면 나와 아내가 고생하는것도 보면서 힘들어하실지도 몰라"

  

갑자기 그 생각에 맘이 뭉클해집니다.

우리는 방금 끝난 세탁물처럼 깨끗하지도 않고

숲속의 바람처럼 맑고 향기로운 사람도 아닌데...


우리때문에 고난받고 계실지도 모른다는 미안함이 몰려오네요.


"죄송합니다...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