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길을 가는 사람...
내게 없는 것과 있는 것
희망으로
2013. 2. 12. 22:12
<내게 없는 것 있는 것>
언젠가부터 내게는 자유가 없다.
아무 때나 갈 수 있는 자유,
어디나 갈 수 있는 자유,
그런 것,
또 내게는 없는 것
산비탈에 기와 얹은 세 칸짜리 작은 집이 있었는데
팔아서 아내 치료비 보태고 이제는 집이 없다.
그리고 또 없는 것
정계 재계 학계 인맥도 없고,
당연히 지연 학연 친척 빽도 도 없다.
언제까지일지는 모르지만
내겐 직업도 수입도 없다
그렇게 살다보니 체면도 자존심도 사양도 없다
둘이 하나가 되어 사는 부부인데
반쪽을 잃어버리고 반쪽이 버티고 사는중이니
건강도 없다
그래도 내게 있는 것도 있다.
우리를 실어서 오고가게 해주는
부부 공동명의의 13년 된 엘피지 중고 승용차가 한 대 있다
보이지 않지만 있는 것도 있다.
아무나 잘 하지 못하는 24시간 아내와 동행이 있고
하루씩 무탈하게 넘어갈 때 하는 감사도 있다.
또 있다.
정말 고맙게도 속 뒤집어놓는 일 없는
착하고 알아서 살아주는 두 아들과 한명의 딸이 있다.
어려움을 알아주는 형제들과
믿음의 친구와 뜻을 같이하는 동료도 있다
가장 중요한건
하나님이 있고, 이 땅의 생이 끝나면 갈 곳이 있고
그곳에서는 다시는 울지 않을 거라는 희망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