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이 편지
이산가족 된 지 벌써 꽤 많은 시간이 지났는데 사실 형이나 저는 크게 힘들 것 없다고 생각해요. 다 성인이고 각자 할 일 하며 살고 있는 20대들인데 특별히 더 어렵고 힘든 점이 있을까요. 저희뿐만아니라 또래 다른 사람들도 다 조금씩은 불편을 감수하고 또 극복하면서 살고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걱정이 되는건 아버지도 그러시겠지만 나눔이가 걱정이 되죠. 이제 고등학교를 들어가면 좀 나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부모님이 옆에 안 계신채로 보낸 시간들이 아마 적지않은 영향을 미쳤을텐데 앞으로 잘 그 빈자리였던 시간들을 채워가야겠죠. 그래도 그건 다같이 고민하고 노력해야 할 문제고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요. 나눔이도 씩씩한 애니까 잘 해낼 수 있을거에요. 두번째는 아버지가 걱정이 되지요. 주변사람들한테는 장난삼아서 얘기하기를 어머니가 아프시고부터 아버지가 더 가정적인 사람이 됐다고 말하긴 하는데 사실 가정적이라기보단 상상이상의 헌신의 짐을 메고 계신거니까요. 전 어머니 아픈 것도 물론 걱정이지만 아버지 건강이 더 우려됩니다. 지금 상황에서 아버지가 심하게 아프기라도 하시면 그 땐 정말 어쩔 도리가 없어지잖아요. 어머니 챙기시는만큼 아버지 건강도 챙겼으면 좋겠어요.
굳이 제 푸념을 듣고싶으시다면 휴가때나 주말에 쉬러 갈 집이 없다는게... 물론 병원으로 가면 되지만 거긴 집이 아니니까요...ㅋㅋ 그것과는 별개로 좀 자유롭지 못해서 힘들기도 하구. 그냥 갑자기 어디 가고싶어도 그럴수가 없으니까요. 그건 어느 직장을 다녀도 마찬가지겠지만...
아무튼 좀 늦어서 죄송하구요.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