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은... 이겁니다.
의문은... 이겁니다.
서점을 가서보면 참 많은 책들이 있습니다.
그중에도 많은 이들의 선택을 받거나 부러움을 받는 책들을 보면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나 방법을 알려주는 것들이 많습니다.
역경을 딛고 성공한 사람들,
혹은 무지 많은 경쟁을 뚫고 정상으로 인정받은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끝없는 노력, 기발한 아이디어, 가까이 온 행운을 놓치지 않은 에피소드 등,
세상에만 그런 건 아닙니다.
신앙의 세계에서도 많은 간증의 이야기와 성공사례들이 부러움을 받으며,
혹은 그 길을 따라가서 같아지려는 사람들의 훈련교재로 선택이 됩니다.
그런 이야기는 감동도 있고, 대개가 해피엔딩이라 마음도 편합니다.
의욕을 주고 기대와 희망을 가지게 합니다.
그런데 그런 중심에 선 사람들은 대개 특별합니다.
아니면 마치 태어나기 전부터 미리 예정되어 잇기나 했던 것처럼
남들과는 무언가 다른 점이 있었고 숨은 능력이 잠자고 있었던 사람들입니다.
거의 한결같이, 그러니 결과가 당연히 가능하고 꽃도 피어서 시선을 받습니다.
그럴만한 자격이 있는거지요.
그런데 의문입니다.
그런 가능성이 별로 없는 사람들은 고난을 당하면
(혹은 이미 원인이 있던 것이 자초하여...) 대개가 실패하고 망하고 비극으로
끝을 냅니다. 잊혀져 소리 소문없이 사라지거나...
그러니 그런 변변치 않은 사람들에게 닥치는 불행은 그야말로 불행, 고통뿐입니다.
왜 저에게 그런 불행을 만나게 했을까요?
제가 가진 어떤 원인들이 쌓이고 쌓여서 끝내 닥치는 자업자득일까요?
저를 통해 무슨 고난을 극복한 사례로 선택한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그냥 망하라고 주는 벌도 아닌 것 같으니 참 의문입니다.
역경을 극복하고 믿음으로 승리한 해피엔딩의 주인공들은 정말 다른 점이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흔들리지 않는 강인한 의지와 거의 목숨을 던지는 순종,
또는 담대함, 믿음의 대상에 올인하는 과감한 판단력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어느 면을 보아도 근처에도 가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만약에 제가 망하는 벌을 받는중이 아니라면 도대체 왜 저를 선택했을까요?
저는 책임감이 강한 가장의 심성도 없고 준비도 없었던 사람입니다.
아내도 여러번 들어서 알고 주위 친한 사람들도 알지만
저는 결혼하지 않고 평생을 살기를 바랐던 사람입니다.
제가 무슨 거룩하고 고상한 뜻이 있어서가 아니라 한 가정의 안녕과
자녀 가족을 평생 챙길 자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불행히도 그 판단은 지금 돌아보아도 맞고, 참 잘 본 것입니다.
다만 그걸 어기고 아내를 만나면서 결혼을 한 것이 다른 삶을 가져온 것입니다.
그러니 무슨 모범사례의 기본이 될 여지가 있습니까....
또한 진득하고 성실한 생활수칙도 없었습니다.
저는 아내를 만난 그 직장 이전에 1년 이상을 다니 곳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결혼할 계획도, 세상에서 성공하거나 재산을 늘릴 욕심이 너무도 없었고,
그러니 굳이 하기 싫은 일이나 사람을 참으며 지낼 이유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제가 자유롭거나 까다로웠던 철부지 였겠지요.
제 기억에 의하면 그렇습니다. 그렇다고 모두 제가 그만 둔 것은 아니었지만
있고 싶었던 직장은 문을 닫고, 가고 싶은 곳은 자격이 안되어 못가고...
결국은 그러다가 죽어도 공부를 해야겠다고 버틴 직장에서 아내를 만났지요.
이러니 무슨 성공적인 간증거리의 소질이 있겠습니까?
그래서 성공적인 해피엔딩이 쉽게 오지 않는지도 모르지만...
평안하고 온화한 얼굴로 늘 하나님의 이름을 꺼내는 모범 신앙인도 아니었습니다.
늘 너무 생각이나 날카로운 비판이 앞서곤 했습니다. 쉽게 사람에게서 희망을 접거나
판단이 지나치게 빨라 오해도 한 적이 너무 여러번입니다.
‘저렇게 좋은 사람인걸 모르고 미안하게시리...’한 적이 말입니다.
그러니 무슨 ‘복 받을 줄 알았다!’는 자타가 인정하는 믿음의 사람도 아니었습니다.
몸으로 하는 봉사나 실천은 늘 뒷전이고 변덕스럽게 열정과 포기를 오가는
자유만을 외치는 소수의 친구일 뿐이었습니다.
왜 이런 저를 이 길고 긴 터널과 메마른 광야를 행군하게 하는걸까요?
한 편의 극적드라마를 완성하려면 도저히 깜이 아닌 사람을 말입니다.
만약에 벌을 내리는 신의 뜻이라면 지금 이 처지는 성공적이고 합당하겠지만,
저를 통해 무슨 긍정적인 메시지를 남기려는 시도라면 무지 불안한 선택입니다.
선택된 저도 너무 힘이 듭니다.
수시로 식었다 뜨거웠다를 반복하는 변덕스런 사람임을 모르는 것도 아니실텐데...
외로움과 역마살의 근질거림을 못견뎌내는 연약함도 너무 잘 아실 분이
왜 저를 선택했을까요?
이미 적지 않은 사람들의 기억속에 신의 이름을 덮어쓰고 허우적대는
저를 남겼습니다. 이제 중간에 망하거나 별 신통치 않은 결말이 난다면
그 감당 못할 불쾌한 기분은 어쩌시려고요. -.-
‘왜 저를 선택하고, 이렇게 길게 데리고 가시는지요?’
의문은... 이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