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으로 2012. 4. 30. 10:31

나는 당신이 무서워서 좋아요.

 

매력있고 친절한 여인이 처음엔 고맙고

외로움과 불안함을 메꾸고 도움받다보니

너무 가까워져서 내게 모자라는 모든걸 채우고 싶은

욕심까지 일어나는 걸 느낍니다.

 

늦은 밤 산책길에서 마주치는 취한 여성들,

너무 심한 노출과 중심 못잡는 몸가짐,

도와주자 하면서 몰려오는 단지 충동적인 욕구들,

 

이러면 안되는데... 하지만 몸은 마음보다 앞서고

마음조차 변명거리 포장하면서 영혼을 앞질러

이건 분명 다윗의 전철을 밟고 있다 인정합니다.

좀 더 나가면 나도 나를 막을 수 없는데

천둥 벼락처럼 내 속에서 무섭게 소리 하나 때립니다.

 

'너 더 나가면 죽어! 그만해라,'

 

무섭지요....

불에 타 죽은 소돔 사람들,

물에 잠겨 죽은 노아 이웃 사람들,

구리 놋뱀에 물려 죽은 광야의 사람들,

모르지 않는 예상되는 징계들

무서워서 바로 고개돌립니다.

아쉽고 상대에게 미안하지만 연락처에서 삭제를 합니다.

순전히 내 절제 못할 약함 하나로 작은 상처를 줍니다.

그래도 그 길이 우리가 다 사는 방법인걸,

 

나는 그렇게 무서운 당신이 좋습니다.

여지껏 애쓴 공이 무너지고 쪽박 깨지는 나중의 죽음과 심판,

어쩌면 이 세상에서 조차 빠질 수렁에서 건져지는 복을 받습니다.

그러니 나는 당신이 좋습니다. 무서운 하나님!

 

 

나는 당신이 무뚝뚝해서 좋아요.

 

아무리 아무리 부탁해도 돌아오는 말 한번 없고

죽겠다 죽겠다 소리를 질러도 들은 척도 않는 분

이건 진짜 내 욕심도 아니고 날 위해서도 아니거던요

그렇게 누군가를 좀 도와달라고 해도 소식이 깜깜...

정말 무뚝뚝하고 바로 바로 무슨 낌새가 없지요

어떤 사람들은 꿈으로 바로 보기도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공중에서 음성도 듣고

또 어떤 사람들은 묻는 질문 족족 신기하게 책에서 펴보인다는데

...왜 내겐 그리 무뚝뚝하신지요?

 

삼일 밤낮, 때론 그보다 긴 한달, 몇년을 끙끙 앓으며

이거 어떻게할까요?

이렇게 좀 해줄래요?

이게 잘 하는 방법이지요?

그래도 맞다 아니다 말 한마디 없고

준다 안준다 기척하나 없고

힘들지? 타독타독 한 번 안해준 적이 부지기수 였지요

 

그렇게 무뚝뚝한데,

그래서 당신이 좋아요.

지나고보니 힘들었어도 혼자 잘 견딘게 더 훈련이 되기도 했고

그게 꼭 필요한게 아니었던 적도 많았지요.

내가 조른거 얼른 들어주어 누구를 혼냈더라면

반대로 나 얻어 맞을일 수백배 많았을 아찔한 착오도 많았고

오히려 그렇게 안된게 더 잘 풀린 걸 나중에야 안 것도 많으니...

내 부탁, 내 필요, 내 어거지 다 바로 들어주지 않고

무뚝뚝하게 오래 침묵해주신게 얼마나 다행인지,

나도 배워서 자녀나 누군가에게 그렇게 해 줄 만한걸

이제사 알았어요.

 

그러니 나는 당신이 좋습니다. 무뚝뚝한 당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