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가까이! 때론 다르게 같게~
멀리 가까이, 때론 다르게 같게...
밤 걷기를 나가다보면 어떤 대는 숲속길을 가기도 한다.
그래도 가로등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간혹은 전구가 나갔는지 꺼진채 어두운 곳도 있다.
그럼 바짝 긴장하게 된다.
꼬불꼬불 커브를 돌며 작은 오솔길은 더욱 그렇다.
발밑만 보다보면 갑자기 큰 나무가 눈앞에 번쩍 나타나고,
어떤 때는 바위가 턱! 앞을 가로막는다.
커브길을 따라 살짝 돌아가야 하는데 발밑만 보느라
미처 좀 더 저만치 멀리 보지를 못해서 오는 장애물이다.
그렇다고 멀리만 보면서 가다보면
쉴새없이 돌뿌리 울퉁불퉁 턱에 덜커덕! 자빠질뻔하기 일쑤니
그럴수도 없다.
우리네 사는 인생길도 비슷하다.
때때로 전기 나간 순간처럼 어둡고 캄캄해지면
멀리 볼 수가 없어진다.
보려도 보이지 않기가 십상이니...
그렇다고 오늘 당장만 보다보면 미리 예상을 못해 큰 벽앞에
콱! 막혀서 돌아가거나 주저 앉아야 하기도 한다.
그런다고 멀리만 하염없이 보면서 일주일 생일 기다리다
쓰러진 사람처럼 당장도 못넘기기도 하니
과연 무엇이 해결책일까?
다시 돌아가보자.
작은 산 공원 오솔길에서 어두울때는
조금 먼곳과 바로 발아래를 교대로 보거나
아님 동시에 보아야 한다.
그 방법만이 당장 넘어지거나 길을 잘못 들지 않는다.
사는것도 별 다르지않음을
어느정도 가다보면 공감한다.
병원을 여러 곳 떠돌아 다니다보니
별의별 다르게 생긴 사람들을 만났다.
어떤 이는 지나치게 남의 신경을 써는 사람도 있었고,
또 어떤 이는 너무 남을 배려하지 않아서 괴롭히는 사람도 있었다.
여기저기 늘어놓고도 태평인 사람,
지나치게 깔끔해서 사람을 피곤하게 하는 사람,
참 가지가지 다른걸 알고 보게 되면서
참 고심도 많이하고, 소화해내느라 진짜 바보가 된 경험도 했다.
사람이 둘, 혹은 그 이상이 모여서 살다보면
남들이 내맘 같지 않다는걸 금방 안다.
생각도 다르고 취향도 달라서
속상해하고 미워져 힘드는 경우도 많다.
그럼 똑같은 생각 취향 외모 등을 가진 사람끼리
모여 살면 반드시 행복해질까?
성격이 불같이 급한 사람이 똑같이 급한 사람과 살고,
곰같이 느려 터진 사람이 우열을 가리지 못할 만큼
느린 사람과 살면 무슨일이 생길까.
예상처럼 마냥 잘 풀리고 이상적이진 않을거다.
어떤 모임, 혹은 서넛이상의 가족이라도
모두가 일을 벌리기 싫어하거나 마무리하기를 싫어하는
사람만 끼리끼리만 살면 그 집단은 엉망이된다.
아무런 새로운일은 안 일어날 것이고,
어떤일도 시작만 해놓고 끝마무리는 안될 것이다.
대부분 사람이 사는 동안에는 힘을 써야할때도 있고,
머리를 써야 할때도 있는 법이다.
바뀌거나 한쪽만 사용하면
오히려 안좋은 결과를 보는 경우가 더 많다.
나와 아내도 성격이 많이 다르다.
급하고 모 아니면 도! 인 나와 다르게
아내는 천천히 남의 이야기를 다 듣고
오히려 답답하다고 느낄 정도로 대론 늦게 결정을 내린다.
이미 나는 관심도 없어지고
실수던 성공이던 진도가 나가 있는데!
아이들을 생각하면 참 다행이다
그런 다른 모습, 다른 방법의 장단점을 늘 보면서 자라서
아마도 피할 것과 가질 것을 다 알았을 것이다.
한해가 가고 새해가 온다.
지금의 우리가 서 있는 위치가 어디인지,
어두운 상태인지 굴곡지고 험한 길인지 모르지만
멀리도 내다보고 바로 앞도 가리며 살아야 한다.
원래 소망이란 아직 오지 않은 것이고
이미 얻은 것은 소망의 대상이 아니다.
지금이 없다면 나중이란 있을 수 없고,
나중이 없는 지금이란 지독히 힘들기만 할 수도 있다.
살다보면 원하지 않는 사람도 만나 고생을 하고
좋아하지 않는 일을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할 때도 있다.
그것들이 전체를 만드는 아주 중요한 반쪽들임을 인정하고,
어떤 방식이던 공존해가지 않으면 점점 힘들어질 것이다.
사실은 그 어느 쪽도 그다지 절대 옳거나
잘난 것이 아님을...
평화는 밖에 있지 않고,
누가 주거나 말거나를 결정하지 못하는 것,
새해에는 우리 스스로 주인공이 되어
주체적으로 살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