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으로 2011. 11. 30. 00:22

나의 애정 시간은?

 

혹시 아픈 사람 주물러 본 적 있으신가요?

온 몸이 쑤시고 저리고 뼈마디 마다 뒤틀리는 통증,

병원 생활 오래 하면서 그런 사람 많이 보았어요.

 

힘든 육체노동을 하면서 보낸 십년동안 직접 겪기도 했지만

질병이나 교통사고로  그런 통증을 겪는 사람에 비하면

아프다 소리도 꺼내기 미안한 수준이었습니다.

 

신경성 원인으로 오는 통증은

보통의 진통제를 먹어도 듣지도 않고,

아내의 표현에 의하면 화가나서 견딜수가 없다네요.

그래서 아주 심할 경우 스테로이드나 몰핀을 맞기도 합니다.

 

그 약들의 독함, 중독성, 부작용을 생각하면

그냥 아프다가 죽던지,

맞아가며 죽던지 둘중의 하나를 고르는 거기서 거기입니다.

   

그런데 정말 신기한 방법이 있습니다.

부작용도 많지않고 마음도 편한 방법,

물론 신경을 제거해야만 하는

말기암환자 같은 경우는 통하지도 않지만...

 

보통 경우는 아픈 온몸을 주물러면 그렇게 시원하고

잠이 들기도 합니다.

그건 부작용도 중독성도 후유증도 없습니다.

통증치료 어떤 종류도 그보다 좋을수는 없지만

문제는 그렇게 하기가 너무 힘들다는겁니다.

 

이 방법은 꼭 환자가 아니어도 스트레스와  고단한 사람들도

최고의 효과를 가져오는 처방입니다.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고,

편안한 자세로 누운다음 팔다리부터 돌아누워 등쪽,

목 머리 지압, 그렇게 차례로 정성과 애정을 가지고하면

백명중 99명은 잠에 빠져듭니다.

나머지 한명은요? 빨리 병원으로 데려가셔야 합니다!

 

몇가지 요령은 하면서 늘어납니다.

팔다리를 주무르다가 쓰다듬고,

빨래를 치덕이듯 문지르고 천천히 위아래 오르내리며

꼭꼭 쥐었다 놓았다 하기도 하고,

돌아누운 다음에 다리를 엑스자로 꺾어 눌렀다 떼었다

발바닥을 서서 발 뒤꿈치로 밟다가 흔들기도하고,

등에 올라앉아 목에서 꼬리뼈까지 돌리며 쓸어내리다

두사람이 같이 숨을 맞추며 눌렀다 쉬었다 반복도하고~~

 

그런데 10분만 해도 땀이 납니다.

받는 사람이 아니라 하는 사람이...

30분을 하면 효자군에 들어갑니다.

당연히 표창장도 나옵니다. 무슨 효자상 그러며~~

 

한시간을 할수 있으면?

그 사람 제정신 아닙니다.

아님 무슨 유산을 특별히 받기로 했다던지!

 

오늘 전 그걸 두시간을 했습니다.

물론 병원침대다보니 밟는것만 빼고,

그런데 정말 손목도 시큰거리고 힘이 듭니다.

이걸 어떻게 하냐구요?

어제 다녀온 외래진료와 항암주사가 부대끼어

하루종일 모든 치료를 포기하고 끙끙 앓는데 어쩌나요...

 

그래도 제정신에, 맨 정신에는 못합니다.

그동안 터득한 요령으로 합니다.

찬양곡을 몇십곡을 틀어놓고 이어폰으로 들으며너 하던지

영화 한편을 틀어놓고 정신은 온통 거기에 팔면서 하던지!

 

그런데 오늘은 몇번에 걸쳐서도 풀리지를 않는다고 합니다.

밤 12시가 되도록 쉬었다 주물렀다 계속 하는 중입니다. 

...무지 힘들고 손이 오그라든다고 호소를 합니다.

이럴때는 아내가 측은합니다.

아무 방법을 쓰지 않아도 주무르다가 잠이 들때까지 할수 있습니다.

얼마나 아플까.... 생각하면,

 

늘 아픈 사람과  24시간을 보내다보면

가끔은 정말 생생하고 건강한 사람과 산도 가고 여행도 가는

꿈같은 굼을 꾸기도 합니다.

먹는거 싸는거 걷는거, 아무것도 신경안써도 되는,

정상인 두 명이 다니는 꿈...

 

그런데 이렇게 참다가  화를 내고,

화를 내다가 슬퍼지고,

'그만 해도 돼!' 말을 못꺼내며 눈치만 보는 아내앞에서

하나님이 사람들의 수명을 팔구백년에서

80, 길면 120으로 줄이신 깊은 뜻과 은총을 되새깁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개그콘서트의 그 우스개소리가 우습지 않고

눈물겹게 감사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