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투병일기

검사결과가 더 나빠졌네요. 월요일 병원으로 올라갑니다.

희망으로 2011. 11. 24. 17:47

종일 마음을 졸이게 하고
전화 소리만 울리면 철렁하더니...

기어코 연락이 왔습니다.
검사결과가 지난번보다 더 안좋게 높게 나왔다는,

그래서 결국 월요일 항암주사치료를 받으러
일산 국립암센터로 갑니다.
이번에는 아내와 같이 갑니다. 당연히...

전화연락을 받는걸 옆에서 보던 아내는
기어이 눈물을 터뜨리고 맙니다.

'더 간격이 멀어져도 힘든데,
하나님 정말 너무 하세요...' 라면서,

그래서 제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전혀 마음의 위로는 안되는
너무도 올바르지만 남의 속모르는 소리를...

하나, 미리 검사를 통해 알아냈으니 다행이다.
둘, 우리나라가 주사치료제를 확보하고 있어서 다행이다.
셋, 어떻게던 돈을 구해볼 정도는 되니 다행이다.
넷, 몸이 올라갔다가 내려올 만큼 버틸수 있어 다행이다.

이렇게 4가지나 다행이라고 말했지만,
그건 내 생각일뿐이고,
아내는 감정이 무너지고 있어서 별 도우미 안되고
시간이 필요한가봅니다.

에고, 마음으로 원한다고 모든 것이 이뤄지지는 않는걸
알면서도 이럴때면 물속으로 깊이 가라앉는 심정입니다.

밥먹다가 멈추고 눈물닦고 기어코 숟가락을 놓았습니다.
이상히 보는 병실 식구들에게 그냥 사실대로 말했습니다.
이런 저런 위로를 주시는 한 방 식구들...

언제나 현실은 동화가 아니고
기도는 소원이 이루어지는 주문이 아닙니다.
그래도 이 언덕너머에는 또 꽃피고 햇살 가득한
봄날의 꽃밭이 있을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