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그저 오늘 이야기...
달러를 바꾸고 돌아오는 길
희망으로
2011. 10. 27. 16:01
도르가님이 주고가신 달러를 생각끝에 환전을 하기로 했습니다.
마음 같으면 질기고 예쁜 한지 봉투에 넣어서평생 보관하며 보고싶었습니다.
힘들 때마다 꺼내보고, 외롭고 불안할때마다 떠올리며,
그렇게 품에 꼭 안고 가고싶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우겨봐도 상황은 그걸 허락하지 않습니다.
때도 시도 없이 병실을 비워놓고 들락날락 해야하는데,
현금을 놓고 다니는 것도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지갑에 넣고 접히고 펴지고,
그걸 수도없이 반복하는 것도 그리 편한 일은 아닙니다.
응급실이라도 가게되면
순식간에 가느라 정신없이 다 팽개치고 가서
며칠, 때론 보름씩이나 입원해서 떠도는데
어디다 귀한 무엇을 둔다는건 별 지혜롭지 못한 결정입니다.
여차하면 다 버려주세요... 하는판에,
결정적으론 그렇게 여유가 없는 금전적 사정도 한몫합니다.
조금만 여유가 더 있다면, 하는 생각을 해보지만
그러면 이런 일이 생기지도 않을 테니 가정 자체가 모순입니다.
혹시 한달이나 두어달 후 병원을 나가서 집으로 돌아갈
전망만 보여도 꾹 참고 간직하고 싶습니다.
그정도라면 간수할 수도 있고 달리 버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기약이 없습니다.
또한 돌아갈 집도 방도 없으니 더욱 가능성이 없는 기대입니다.
하여 환전을 해서 통장에 넣고 돌아오는 길이 착잡합니다.
조금만 형편이 나았더라면,
조금만 더 병원 한곳에서 있을수 있더라면,
돌아갈 기약이 있고 돌아갈 집만 있더라면....
그렇게 부질없는 생각들을 허공에 날리며
그럼에도 어슬렁거릴 수 없어서 총총히 병원으로 돌아왔습니다.
다음 치료시간에 맞추어 돌아가야하는게 현실입니다.
우리 모두가 그림이나 영화속의 삶이 아니고
현실속에 사는 사람들인 까닭입니다.
아부지! 너무해유~~~ 하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