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날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힘든날에 아들에게 쓰는 편지
둘째아들 기쁨아
아빠는 오늘 힘들었던 하루를 보내는 중이구나.
이제 거의 자정이 되어가니 무사히 보낼수는 있겠다 싶어 마음은 놓인다.
오전에 너와 통화를 하면서 내일 엄마 아빠 나눔이가
방송에 나올거라고 했던거 기억할거야
그런데 그게 방송못나간다고 작가에게서 통보가 왔구나
의논도 아니고 그냥 통보로...
녹화해서 보내달라던 니 부탁을 못들어주겠다
그뒤로 여러가지 안좋은 소식들을 들으며
하루가 참 힘들었다.
그래서 지금 방황중이다.
중고등학생 사춘기도 아니고 아빠씩이나 되어서...
사실 오늘말고도 아빠는 자주 길을걸으며 많이 방황하곤한다.
숨기고도 싶지만 언젠가는 알거고,
또 내가 너희들을 무슨 내 소유물처럼 통제하거나 강제로 시키지도 않으며 살았는데,
굳이 체면지키느라 애쓰지 않아도 될것 같아서 말한다.
다만 조금 걱정되는것은
하나님의 사랑으로 언제나 무엇이든지 감사하며 살고싶다고
늘 입버릇처럼 큰소리 쳤는데 내가 자주 방황하는 모습이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그게 걸리는구나
하지만 부디 이건 나의 약한 모습이지
하나님의 약함은 아니라는걸 기억해주었으면 좋겠다.
오늘 많이 속상하고 억술하고 분하먼서 여러가지를 생각했다.
우리가 방송을 나가든 말든 무슨 다름이 있을까?
사실 아무 차이도 없다.
다만 기분이 상하고 좀 민망하기는 하겠지만 치명적으로 손해볼일은 없다.
그럼에도 오래, 많이 화나고 속상한건 어쩌면 내게 다른 바램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더 힘들고 속상했던 건 아닌가 싶다.
그건 아빠가 책을내고,
좀 많이 팔려서 애써준분들에게 보답도 하고,
또 주위 사람들에게 자랑스러운 대접도 받고싶은 욕심이 나도 모르게 생겼던것같다.
그게 수포로 돌아가니 더 실망했던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드니 참다행이다.그리고 감사하다는 마음이다.
비록 처음부터 욕심낸 것도 아니고,
그런 마음 먹지도 않았지만 자꾸 아픈거 찍고 책낸거랑
힘든 투병에 촛점을 맞추어 촬영하는걸 보고 나도 모르게 욕심이 생겼나보다.
만약 내 기대대로 방송되었더라먼,
그리고 정말 그 덕에 책이라도 많이 팔리게되었다면??...
좀 철렁한다.
앞으로 그런 계산과 사람들의 힘만쫓아다니며 온 힘을 기울이게 되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미치니...
이제까지 이 기약없는 생활을해오면서도 그
런 요행수나 옳지않은 허튼 기대안하고 버텨왔는데...
그리고 니가 말한 너의 장래에 대한 이야기 엄마에게도 했다
니가 정말 하고싶은 일을 하느라
번듯하고 넉넉한 길을 뒤로 미룰지도 모른다며 좀 이해해달라,
마음의 준비를부탁한다고 미안하게 말하던 니 목소리가 떠오른다.
엄마는 그 길이 가져올 고생들 때문에 마음아프고,
나는 니가 아무 도움도 바라지 않으면서도
오히려 우리를걱정하며 미안해하는 너 때문에 마음이 아프다.
우리가족들이 늘 방목하는 스타일로 살왔는데
새삼 낮선일도 아니라 그건걱정안한다.
다만 미안하다 스스로 신세안지고 혼자힘으로 해나가겠다는데도
너에게 부담을 끼치는 부모가되었다니...
부디 니가 그렇게 하고싶은 음악공부 잘하고,
자랑스러운 아들로 우리곁에 오래 있어주면 정말고맙겠다
사랑한다 아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