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끄적/그저 오늘 이야기...

더도 덜도 아니고, 딱 시간을 맞추어...

희망으로 2011. 9. 3. 13:02

장로님께!


오늘은 주고 가신 돈 사용하고 사후 승낙을 받고 싶어 

개별 메일을 보냅니다.


책값으로 들어온 돈 20만원을 기어이(?) 주고 가셔서

이것을 어디에 어떻게 사용하게 될까 몇가지 방법을 고심하던 중에

한가지 일이 생겼습니다.


장로님도 아시는 우리 나눔이가 이번 중등부 수련회를 다녀와서

교회 아이들과 피아노에 맞추어 특송을 불렀답니다.

나눔이는 얼마전부터 혼자 집에서 낑낑거리고 독학으로 배우던

기타반주를 했다는군요.


그 기타 제가 25년전에 사용하던거 끌고 다니다 장롱위에, 때론 창고에

묵어 있던걸 둘째 아들이 꺼내 배우다가 나눔이에게 또 물려준 겁니다.

손가락 끝에 벗겨지고 굳은 살도 붙었다더니 조금 흉내는 내었나봅니다.

시골교회 목사님과 통화를 해보니 꽤 많이 연습한 흔적이 보이더랍니다.

전 한번도 가르쳐 줄 시간도 없었는데...




 

아빠말씀으론 20년 넘은 기타 내가 내 기타를 사기 전 까지 썼다 한 이주전까지?ㅋㅋ
그림은 친척언니의 솜씨 ㅋㅋ







앞으로 더 연습해서 자주 부르려고 하는가봅니다.

성가대도 없는 어르신들만 있는 교회에서,

교회를 그만 가고 싶다는 고민을 무지 하던 중 다녀온 연합수련회에서

학생들끼리 조금이라도 활력을 가지려고 의논했나봅니다.


문제는 그 오래된 기타가 브릿지 부분이 휘어지고 들고일어나버렸나봅니다.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울상입니다.

짐을 끌고 여기저기 다닐 처지에 새 기타를 사기도 그렇고

모처럼 찬양하는 용도로 의욕도 생기고 믿음을 키울 기회인데

모른척 시들게 둘수도 없고...


간신히 담임목사님과 함께 충주 시내 악기점에 나가서 할인세일중인 기타 하나를

장만해보는걸로 약속했고 그 날이 왔습니다.

근데 펑크가 났습니다.

목사님이 갑작스런 일로 대전을 가서 저녁늦게 돌아오게 되었다고...

속상한 딸은 아침도 점심도 안먹은 채 무작정 시내로 가는 버스를 타고 나가는 중이라고

문자가 왔습니다.


혼자 나가는 것도 마음에 걸리고, 속상해서 밥도 두끼나 굶고 있다는 말도 걸리고...

그래서 문득 장로님이 주고가신 돈이 생각났습니다.

어쩌면 이 돈을 하나님을 찬양하는 악기를 구입하고,

목사님과의 깨진 약속때문에 풀이 죽은 아이를 달래는데 사용하라고 주셨는지 모른다고

제 마음속으로 밝아지는 답처럼 느껴졌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핑크색 기타가 학생이라고 깎아줘서 17만원,

아침 점심 겸해서 밥먹고 아이스크림 사먹으라고 만원, 

오고가는 차비와 버스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군것질과 어쩌면 빗길에

내려서 탈지모를 택시비까지 생각해서 딱 20만원을 보냈습니다.



드디어 새로 산 핑크빛 기타! 




찬양사역을 하시는 장로님이 주신 돈,

찬양을 하기위해 배우려는 기타를 구입하는데 사용,

알맞는 금액,


딱 때를 맞춘 시기...

이것을 저는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후결재를 부탁드리며 이 글을 보냅니다.

나눔이에게도 이 내용을 말하고 열심히 연습하라고 할겁니다.

아울러 나중에 장로님께서도 찬양의 기쁨과 기술 또한 

더 보태주시리라 기대합니다.

찬양사역의 뒤를 따라오는 후배라 생각하시고~~


 (연습곡이라고 페이스북으로 제게 보낸거 조끔~~)